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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9/02/17 16:06
"우선 순위를 알 수 없다"는 판단 혹은 "절박하지 않다"는 사후의 느낌, "커다란 위험이 느껴지지 않는다"는 현재의 느낌... 그건 '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'. 이런 메시지로 시작하는 드라마가 2002년에 만들여 졌다니, 일본과 한국은 같지만 다른 시대를 살고 있었던 것 같다. 아니지. 당시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각성이 있었는지 생각하면 이리 간단히 내뱉고 말 것은 아닌 것 같다. 인류가 망하기 직전으로 몇 사람들이 인질로 잡혀 간다. 그리고 현재의 누군가들과 교감한다.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듣는다.
<꾿빠이, 이상>을 읽었다. 김해경은 이상을 만들었고, 이상을 살리기 위해 김해경을 죽였다는 것이 김연수의 주장이다. 우리는 믿는대로 진실을 만들어 갈 수 있다. 만들어진 진실/허상 속에 살면서 우리는 "산다는 것"을 어떻게 지각할 수 있을까? 과거도, 미래도 없는 <현재>를 살아라는 말은 꼭 '죽은 시인의 사회'의 메시지처럼 미래를 위해 빌린 돈의 이자를 갚듯이 살지 말고 지금, 네 자신을 위해 살아라는 말같이 들리지만, 이 드라마에서는 그 '현재'가 무엇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이야기를 한다. 과거의 연장에서의 '현재'가 사라진다면? 과거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? 기억상실도 아니고,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질 땐? 이 드라마는 시간과 기억이란 것이 단지 한 사람의 몸과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. 단지 머리 속에 있는 것은 금새 '헛것'이 된다.
"마음이나, 살아갈 의미는 생존에는 필요 없어.
약한 생물은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세계다."
입과 똥구멍 밖에 안남은 인간의 미래가 그러게 말했다.
이 드라마를 본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. 당신은 러브레터를 쓰는 사람인가, 받는 사람인가?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