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09/04/23 23:42
[窓]
9개월 전에 맡긴 필름을 찾으러 간 김에, 9개월 동안 카메라에 들어 있던 필름도 꺼내 스캔을 했고, 내친 김에 카메라 먼지 청소도 했다. 카메라로 본 광경이 이렇게 깨끗할 줄이야!
이 필름의 첫 컷, 2008년 8월 레에서 밤하늘을 찍은 것인데, 필름에 왜 이리 얼룩이 있는 것이냐?
델리에서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 반대 Free Tibet 시위에서 바닥에 PEACE, FREE TIBET이라는 모양으로 초를 놓고 있는 장면을 찍은 것 같은데, 여러가지로 얼룩이 많은데... 음.
지난 2월, 아마도 우도에서 "지구의 배를 눈으로 쓰다듬는 기분이야"라면서 찍은 사진 같은데, 끙. 흑백필름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새까맣게 잊고 바다를 왕창 찍었네. 그런데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한강의 <검은 사슴>이란 소설이 생각난다. 그 앞 부분에 흑백으로 바다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.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바다인지 그 모호함이 좋다고. 그 사람의 집 벽에는 그런 바다/하늘 사진이 흑백으로 가득했다고.
묵은 필름을 찾아오고, 카메라 청소를 마쳤더니 빚을 갚은 듯 후련하다.



